10년이 있어야 강산이 변했던 어느 날들과 다르게, 요즘은 눈 깜짝할 새에 세상이 송두리째 변합니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세상에 살자니, 세대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깊어지고 있습니다. 거대해진 앙금에 갈등을 해소하기를 포기하거나 불가능한 일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합니다.
천 년 전 만들어진 고려 청자는 그 것대로 아름답고, 엊그제 만들어진 새로운 브랜드의 그릇은 그 것대로 고귀합니다. 고려 청자만이 진정한 그릇이라거나, 새로 만들어진 그릇만이 예술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이 것을 알지만, ‘세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하기 어려워지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세대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대의 차이와 무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일까,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가 관람객에게 질문하고자 합니다.
세대 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각자의 상황과 맥락이 존재함을 존중하는 것. 개인을 세속적인 집단의 일원으로 판단하지 않고 오롯이 개인으로 보는 것. 정체성과 외형의 고정적인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지면서 세대 소통을 위한 다양한 시각을 전시하여, 소통 창구를 제시함과 동시에,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세대 갈등은 어려운 담론입니다. 모두가 꼭 한번은 겪어보았을 문제이기에 해결하기 더욱 난해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할 수 있습니다. 본 전시가 관람객 개개인에게 세대 갈등의 형태와 원인 그리고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창구가 되기를 바라며 <나무늙보>의 방향성을 관람하시고, 더욱 다양한 손을 잡을 수 있는 사회를 함께 그려 나가길 바랍니다